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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협력과 국민적 신뢰 바탕으로 한 병신년 남북관계 ‘맑음’ 예상 ‘박근혜정부 통일·대북정책 성과와 과제’ 좌담 2015년 남북관계는 연초에 북한의 제4차 핵실험에 대한 우려가 있었고 목함지뢰 도발로 인해 ‘준전시 상태’를 방불케 할 정도로 긴장감이 고조됐다가, 8.25합의 이후 이산가족상봉, 차관급 회담에 이르는 등 드라마틱한 전개를 보여줬다. 그 과정에서도 박근혜정부는 통일외교를 통해 한국의 통일의지를 주도적으로 국제사회에 알리고 지지와 협력을 이끌어냈으며, 정책의 일관성을 유지함으로써 국민적 신뢰를 얻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에 ‘e-행복한통일’은 2016년 신년을 맞아 지난 3년간 추진됐던 박근혜정부의 통일·대북정책을 점검하고 향후 정책 추진방향을 모색하는 좌담회를 개최했다.

일시·장소   12월 13일(일) 11:00, 통일연구원장실
좌담   백승주 前 국방부차관, 최진욱 통일연구원장

2015년도 남북관계 평가 및 내년도 전망은?

최진욱 통일연구원장<최진욱> 2015년에는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라는 일관된 노력을 통해 국제적 신뢰와 국민적 신뢰를 쌓는데 상당한 성과가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통일외교’를 적극적으로 추진하여 대중·대미 외교를 돈독히 했고 한국이 통일에 큰 관심과 의지를 갖고 있다는 것을 널리 알렸어요.
국내에서는 통일문제에 있어 ‘남남갈등’이 사라질 정도로 통일친화적인 분위기가 많이 조성됐고 통일에 대한 관심 역시 크게 확대됐죠. 이러한 성과가 지금은 가시적으로 나타나지 않을지 모르지만, 차분하게 통일에너지가 응축되고 있고 국내적 국제적 통일친화적 분위기가 성숙해 있어 남북관계가 트이면 탄력을 받을 수 있을 것입니다. 2015년에 비록 목함지뢰 도발이 있었지만 결국 북한은 대화를 원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고 우리도 대화 의지가 강한 데다, 통일친화적 사회분위기와 국제적 협력분위기에 힘입어 남북관계가 대결모드에서 대화모드로 전환됐는데, 이 분위기는 적어도 2016년도 상반기까지는 지속될 것입니다.

최진욱 통일연구원장<백승주> 맞습니다. 한반도신뢰프로세스가 일관성을 갖고 계획대로 진행됨에 따라 사회전반에 통일준비 분위기가 확산됐고 통일외교에 있어 상당한 성과를 도출했다고 볼 수 있어요. 게다가 남북한 군사관계 측면에서 봐도 통일준비에 필요한 환경을 만들어낸, 역사적으로 의미 있는 한 해였습니다. 목함지뢰 사건 당시 북한이 도발에 그치지 않고 준전시상태까지 상황을 악화시켰지만, 우리 정부가 자신감을 갖고 이에 동요하지 않음으로써 남북한 군사관계를 상당부분 원하는 방향으로 이끌었는데, 이는 통일준비와 관련해 의미 있는 모멘텀이 될 것입니다. 목함지뢰 도발시 우리 정부는 북한으로부터 그 책임을 인정하게 하고 재발하지 않도록 하며, 이를 토대로 남북한 관계를 발전시키기 위해 노력하겠다는 약속을 받아냈어요. 그 첫 번째 약속이 남북 당국간 회담이죠. 우리는 서두르지 않고 내실을 다지면서 당국자회담을 위한 조치를 취해 가고 있어요. 얼마 전 남북한 차관급회담이 열렸는데 회담 자체가 큰 의미를 갖고 있고 그 내용도 흥미롭습니다. 북한이 금강산 관광 재개를 집중적으로 거론했는데, 이는 북한이 추구하고 있는 개혁개방, 경제문제를 대한민국과 협력하지 않고는 안 된다는 인식이 밑바탕에 자리하고 있는 겁니다. 이를 모멘텀으로 잘 관리해 가면 2016년에도 남북관계는 충분히 좋은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습니다.

주변국 정세 및 국제 통일환경 전망은?

<최진욱> 박근혜정부는 통일외교를 위해 힘을 쏟았고 성과도 컸다고 봅니다. 가장 큰 성과는 한미정상회담이라 할 수 있어요. 우리가 북한문제에 대해서 처음 주도적으로 미국을 설득해낸 회담이었으니까요. 그동안 북한은 도발에 대한 원칙 있는 대응, 비핵화에 대한 전략적 인내를 이유로 남북관계 개선을 위한 대화의 장에 나오지 않았는데, 한미정상회담에서 우리나라가 주도적으로 나서서 ‘한국과 미국이 북한에 대해 적대적 정책을 취하지 않고, 북한 핵문제를 가장 시급한 과제로 다루겠다’고 천명했잖아요. 북한의 장거리 미사일 발사 유예조치나 남북이산가족상봉, 차관급 회담으로 이어지는 북한의 태도 변화는 이러한 주도적 통일외교의 성과물이라고 봅니다. 그밖에도 우리 정부는 중국, 일본, 러시아, EU 등 많은 나라와의 통일외교에 공을 들였고 그 성과 역시 컸다고 평가하고 싶어요. 과거와 달리 이제 한반도에 어떤 변화가 나타났을 때 통일은 한국이 주도해야 한다는 걸 국제사회가 인식하게 된 거죠. 통일외교 성과가 지금 당장 눈에는 안보이지만 한국은 통일 의지를 전 세계에 알리며 국제적 협력을 얻어냈고 국민적 역량을 모으는 등 엄청난 통일에너지를 축적했기 때문에 기회가 오면 큰 힘으로 분출될 것입니다.

박근혜 대통령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 리커창 중국 총리가 1일 오후 청와대 춘추관에서 공동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백승주> 박근혜정부가 펼친 통일외교의 가장 큰 성과는 ‘주변국이 통일을 반대할 것이라는 관념적 패배주의’에서 벗어났다는 점입니다. 그동안은 ‘미중일러 주변국과 국제사회가 한반도의 통일을 원하지 않는다’는 고정관념이 진리인 것처럼 통일정책을 펴왔어요. 하지만 박근혜정부는 통일이 한반도는 물론이고 주변국가 모두에게 도움이 된다는 큰 비전을 제시했어요. 실제로 주변국가의 지도자들이 대한민국의 통일을 통해 동북아 불안요인을 해결해야 한다고 보고 통일정책에 대해 적극적으로 지지하는 분위기가 느껴져요. 국방부 차관 재직시절 31개월간 각국의 국방부 고위관계자들을 만났는데 통일을 통해 한반도와 동북아의 불안요인을 제거해야 한다고 스스럼없이 말하는 걸 들었어요. 또한 지난 서울안보대화에서 직접 대통령께서 통일을 주제로 기조연설을 했고 참가자들, 심지어 중국학자들까지도 대한민국의 통일에 공감하며 공개적으로 토론하는 걸 보고 확실히 통일에 대한 긍정적 마인드가 형성됐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죠. 이와 함께 민주평통이나 통일연구원 등 통일 관련 국가기관들도 대통령과 함께 주변국과 국제사회가 통일을 지지하도록 하는데 많은 노력을 했다고 봐요. 앞으로도 ‘통일이 모두에게 이익이 된다’는 비전과 담론을 만들어 이런 분위기를 더욱 공고히 해야 합니다.

북핵문제에 대한 전망과 우리의 대응방향은?

박근혜대통령<백승주> 북핵문제와 관련해서 2015년 연초에 가장 걱정했던 건 4차 핵실험을 할지도 모른다는 거였고, 실제 이를 강행할 경우 많은 어려움이 있을 거라고 우려했는데, 걱정했던 일이 일어나지 않아 다행이라고 생각해요. 이는 북한의 내부적인 원인 때문일 수도 있지만 우리 정부의 강력한 의지가 있었고 그 의지가 국제 여론형성에 기여했으며, 국제사회와의 공조가 잘 이루러진 측면이 있었다고 봐요. 다만 아직까지 핵문제에 대한 북한의 입장변화를 이끌어내지는 못했는데 ‘핵이 북한체제를 보장하지 않는다’는 메시지를 만들어 북한권력층에 이해시키려는 노력이 시급할 것으로 봅니다.

<최진욱> 북한은 핵을 보유하면 자주권이 보장되고 경제적으로 잘 살 수 있다고 생각했지만 오히려 국제적으로 고립되고 경제난이 심화되는 딜레마를 안게 됐고, 다급해지니까 도발을 하면서 돌파구를 찾고 있는 겁니다. 하지만 우리 정부는 과거와 달리 북한핵문제와 인권문제에 대해 원칙적으로 대응하면서, 북한이 핵을 버리고 인권을 개선한다면 얼마든지 지원할 용의가 있다는 입장을 밝혔어요. ‘원칙’이 ‘강경한 정책’이라고는 생각지 않아요. 올바른 원칙이 있고 그 원칙을 통해 남북관계를 정상화시키겠다는 의지가 있기에 국제협력과 국민들의 지지를 얻고 있는 겁니다. 우리는 앞으로도 당사자로서 원칙을 고수하고 국제협력을 유지해나가면서 북한과의 대화를 단절하지 않고 유연하게 대응해 나가야 합니다. 이런 원칙은 2016년에도 유지될 것이기 때문에, 북한은 스스로 깨닫고 정책을 전환할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우리 정부는 북한을 대화의 장으로 계속 이끌어낼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고 당사자로서 그러한 노력을 지속해야 합니다.

최진욱 백승주

김정은 체제에 대한 평가와 전망은?

<백승주> 김정은 체제는 단기적으로 권력을 장악했으나, 내부 엘리트의 교체속도나 교체방법으로 미뤄보아 권력관리가 거칠게 이뤄지고 있다고 볼 수 있는 요소가 있어요. 북한체제가 안정되고 권력이 원활하게 관리되려면 체제와 지도자에 대한 주민들의 만족도가 높아져야 하는데 이는 전혀 개선되지 않았다고 판단돼요. 따라서 외향적으로는 권력을 안정적으로 유지하고 있는 것처럼 보일지 몰라도 내부적, 질적인 측면에서 불안요인이 상존하고 있는 거죠. 북한 지도자들은 ‘핵을 내려놓으면 많은 경제협력을 할 용의가 있고 같이 동반성장할 수 있다’는 우리 정부의 메시지에 귀를 기울여야 해요. 이 제안을 받아들이지 않는다면 체제가 갖고 있는 여러 불안요인은 2016년에도 지속될 수밖에 없으니까요. 대북심리전 방송에 예민한 반응을 보이는 것 자체가 이러한 불안요인을 북측 스스로 인정하는 거라고 볼 수 있어요.

탱크 탄 군인들<최진욱> 북한 정권은 ‘안정’을 가장 중요시하고 그 어느 때보다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은 내부 안정화에 대해 고심하고 있어요. 외부는 핵으로, 내부는 인민생활안정을 위한 시장화로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데 시장화에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어요. 시장화가 정책적으로 선언되지 않는 상태에서 소위 ‘돈주’라 불리는 제3의 계급, 즉 자본가들이 생기는데 이 상황을 북한이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 제가 보기에 북한이 모험을 하고 있는 겁니다. 또한 북한은 핵을 통해 안전을 확보하고 개혁개방을 하다 안 되면 도발을 통해 원하는 것을 얻겠다는 입장이다 보니 앞으로도 상황이 여의치 않을 경우 도발을 할 가능성이 있고 그 과정에서 북한의 위기상황이 올 수 있어요. 현재 북한이 대화 의지를 보이는 건 내부적 요인 때문입니다. 북한이 시장화를 계속할 경우 욕구불만에 대처하기 위해 남북관계 개선 의지가 강한 한국을 이용해 미국과 대화하려는 장기적 포석이 깔려있는 거죠. 우리는 이 기회를 잡아서 북한을 대화로 이끌고 받아들일 준비를 하면서도 동시에 북한의 도발 가능성, 그리고 북한의 위기상황도 대비해야 합니다. 한쪽으로만 예단할 게 아니라 기본적인 변화 유도 정책과 함께 위기상황에 대비하는 정책이 둘 다 필요하다는 뜻입니다.

2016년도 남북관계 발전을 위한 제언

<최진욱> 현재 국제협력을 다지고 국민적 지지기반을 확보하면서 ‘통일’이라는 대장정의 항로에 들어섰는데 단 한 가지, 남북간 신뢰회복 부분에서 아직 가시적인 성과를 보여주지 못하고 있어요. 북한의 호응도를 어떻게 높이느냐가 숙제인 거죠. 무엇보다 북한이 핵문제를 고집하면 방법이 없기 때문에 입장변화를 이끌어내기 위해 노력을 해야 해요. 덧붙여, 지금까지의 성과에 대해 일각에서 들뜬 열기가 감지되면서 정상회담이나 특사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졌는데, 섣부른 기대를 해서는 안돼요. 물론 차관급 회담에서 성과를 내면 장관급 회담을, 또 이를 바탕으로 정상회담을 할 수 있다고 봐요. 하지만 그런 목표를 미리 정하기보다는 지금의 기조를 잘 유지해야만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의 정석도 지켜질 수 있거든요. 지금이야말로 위기를 대비할 때고, 남북관계는 하루아침에 획기적으로 개선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극적인 기대를 바라는 마음보다는 신뢰를 쌓아가려는 노력, 그런 초심을 잃지 말아야 해요. 현재 남북관계는 국제협력이나 국민적 지지기반을 유지하면서 큰 틀에서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고 봐요. 이런 노력과 성과를 축적해 나가다 보면 에너지가 충분히 있기 때문에 물꼬가 트일 경우 빠른 속도로 나아갈 수 있을 겁니다.

기념사진

<백승주> 지금 시대정신과 시대언어는 ‘통일준비’입니다. 이러한 준비에는 정책적으로 두 가지를 고려해야 해요. 장기적 관점에서 남북이 통일에 대해 합의하고 사회 전분야가 신속하게 통일로 가는 준비를 하는 것이 첫 번째고, 또 한 가지는 위기 혹은 비상사태 역시 고려해야 한다는 겁니다. 현재 차관급 회담이 진행되고 있다 보니 안정적으로 보는 시각도 많지만, 북한은 언제든지 예상치 못한 제안이나 도발을 감행할 수 있어요. 목함지뢰 도발 때도 철저히 준비해서 상황을 잘 관리했던 것처럼 사안별, 상황별로 유관기관들이 큰 틀에서 통일준비를 해 나가되, 도발과 위기조성에 대해도 연초부터 대비해 둘 필요가 있다고 생각해요. 2016년에는 남북관계에 있어 분명 의미 있는 진전을 이룰 겁니다. 낙관적이라 여겨질 수도 있겠지만 현재 추세를 보면 좋은 방향으로 관리, 진행되고 있다고 봅니다.

<정리. 기자희 / 사진. 고영민, 청와대,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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