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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가 남긴 아픔을 세상의 빛으로 담아낸 DMZ 사진작가 최병관

© 최병관, 이 사진은 허락없이 사용이 불가능합니다 서른두 살 한 청년은 일찍 홀로되신 어머니를 보고 사진 공부를 시작합니다. 부모님도 고향도 영원하지 않다는 안타까움 때문이었습니다.

‘그날로 어머니와 고향 소래포구를 사진으로 담기 시작한 그는 어느 날 1995년 육군사관학교 개교50주년 사진작가로 부름을 받습니다. 오래 머물고 싶은 화랑대라는 제목의 사진책이 그것입니다.

그의 사진을 보고 감동한 인사참모부장 김희상 장군은 또 다른 제안을 합니다. 바로 비무장지대 사진을 찍어 역사에 남을 전시와 사진책을 만들어달라는 이야기였습니다.

이에 최병관 사진가는 450일간 군인들과 생활하며 서쪽 끝 섬 말도부터 동쪽 끝 해금강까지 155마일을 세 번 왕복해 하루 종일 비무장지대를 카메라에 담았습니다.

2010년 7월 한국 작가 최초로 뉴욕 유엔본부에서 전시된 KOREAS DMZ IN SEARCH FOR PEACE AND LIFE 한국의 비무장지대 평화와 생명을 찾아서가 그 결과물입니다.

목숨 바쳐 우리를 도와준 16개국 병사들에게 은혜를 갚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두 번은 퇴짜 맞고 세 번째 승낙 받았는데, 뜻이 옳으면 하늘도 감동한다고… 평화가 얼마나 소중한지 알릴 수 있는 기회였죠.

그러다 지난 2015년 12월 통일부의 도움으로 <경의선 통일의 길을 잇다>를 출간했고, 얼마 전에는 인천일보 창사 29주년을 맞아 매주 한 면 가득 그의 사진과 글이 실리고 있습니다.

© 최병관, 이 사진은 허락없이 사용이 불가능합니다 하지만 어려움도 많았습니다. 전시회가 끝난 후 2000년부터 3년간 작업해온 ‘경의선 철도 복원공사’ 사진책이 남북관계 경색으로 13년 동안 세상에 나오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 최병관, 이 사진은 허락없이 사용이 불가능합니다 햇살이 눈부시도록 고운 어느 봄날 녹슨 철모를 뚫고 피어난 들꽃 앞에서 나는 장승이 되었습니다 총탄에 쓰러진 병사의 신음소리가 들려오는 것 같아 심장이 멈출 것 같았습니다. 철모의 주인은 다시 들꽃으로 피어나 비무장지대를 떠나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복받쳐 흐르는 눈물을 두 손으로 가리기에는 터무니없이 작다는 걸 그때서야 알았습니다 어렴풋이 한 맺힌 절규의 목소리가 힘겹게 들려왔습니다 이 땅에 평화의 꽃을 활짝 피워주세요 아리도록 그리운 고향을 자유롭게 오가며 보고 싶은 부모형제 만날 수 있는 그날을 언제까지 기다려야 하나요? 글, 사진 최병관 <한국의 비무장지대, 평화와 생명을 찾아서> 중에서中

비무장지대는 말 그대로 비무장이에요. 개인 화기 말고는 지닐 수가 없는데 한번은 500mm 렌즈를 끼고 사진촬영을 하다가 총기로 오해받아 비상이 걸린 적이 있었어요. (웃음)

최병관 사진가는 사람 손이 닿지 않은 비무장지대가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돼야 한다고 말합니다. 숱한 희귀식물과 멸종 위기의 동물 등 소중한 생태계가 보존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아울러 우리가 또다시 식민지를 겪지 않으려면 국민 모두가 참여하는 통일준비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하는데요. 통일에 앞서 평화가 찾아오는 날, 그는 비무장지대의 반토막이 아닌 남북 4km 전체를, 그리고 북한 지역의 아름다움까지 세계에 알리는 앨범을 만들고 싶다고 하네요.

<글, 사진: 강문희>

※ 웹진 <e-행복한통일>에 게재된 내용은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의 견해와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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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발행 : 2017-10-16 / 제57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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